이란의 공작, AI가 만든 가짜 기사가 미국 언론에 침투한 사건
이란의 공작, AI가 만든 가짜 기사가 미국 언론에 침투한 사건
GeekNews · 2026-10-10 01:42
① 이란 사용자들이 AI를 활용해 미국 언론사 대상 가짜 기사 투고
② 최소 20개 이상의 매체에 약 100건의 기사가 실제 게재됨
③ 신뢰도가 높은 매체부터 소규모 지역지까지 다방면으로 침투
④ 가상의 인물을 설정해 여러 매체에 동시다발적으로 기고하며 영향력 확대
⑤ AI 생성 콘텐츠에 대한 검증 프로세스의 취약점이 드러남
AI를 활용한 정보 공작의 실체

최근 미국 언론 매체들에 생성형 AI(Generative AI,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사람처럼 글을 쓰거나 이미지를 만드는 인공지능)를 이용해 작성된 가짜 기사가 침투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오픈AI(OpenAI, 챗GPT를 개발한 인공지능 기업)는 이란 내 사용자들이 이 시스템을 활용해 미국 언론사들에 조작된 기고문을 보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호기심이나 실험 차원의 활동이 아니라, 특정 목적을 가진 정보 작전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AI를 사용하면 적은 인원으로도 다량의 글을 순식간에 작성할 수 있고, 다양한 문체와 논리를 구사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 조작의 효율이 크게 높아집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스팸 메일을 넘어,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언론 매체의 생태계에 인공지능이 얼마나 깊숙이 파고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가상의 인물 'Ervin Hoskins'의 정체

이번 공작의 핵심은 'Ervin Hoskins'라는 가상의 인물을 내세운 전략입니다. 이들은 이 이름을 사용하여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소규모 주간지 'Port St. Joe Star'에 이란 전쟁의 비용 문제를 경고하는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평범한 시민의 투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란에서 인공지능으로 생성된 결과물이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같은 명의로 다른 여러 매체에 기고를 시도했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Daily Kos'나 'Middle East Monitor'와 같은 영향력 있는 매체에도 동일한 명의로 전쟁을 비판하는 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특정 이름으로 여러 곳에 글을 올리면서 독자들에게 해당 인물이 실존하며 일관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AI가 단지 글을 쓰는 도구를 넘어, 가상의 페르소나(persona, 디지털 공간에서 활동하는 가상의 인격)를 창조하고 관리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공작의 범위와 그 파급력

오픈AI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최소 20개 이상의 언론 매체에 총 100건에 달하는 AI 생성 기사가 실린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단순히 기사가 올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영향력은 상당했습니다. 앞서 언급된 Daily Kos와 Middle East Monitor의 페이스북 팔로워 합계만 300만 명이 넘습니다. 수많은 독자가 가짜 기사를 접하고 이를 신뢰할 수 있는 정보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가짜 기사가 실린 매체의 규모가 작든 크든, AI가 생성한 메시지가 실제 뉴스 채널을 타고 대중에게 유통되었다는 점은 정보 신뢰성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특히 소규모 지역 언론은 관리 인력이 부족하여 외부 기고문에 대한 검증이 상대적으로 느슨할 수 있는데, 이를 정보 공작의 통로로 활용했다는 점이 전략적입니다.
언론의 검증 프로세스는 왜 무너졌나

왜 이런 가짜 기사들이 유수의 매체에까지 실릴 수 있었을까요? 현대 언론 생태계는 빠르게 생산되는 콘텐츠에 의존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외부 전문가나 독자의 기고문은 매체 입장에서는 중요한 콘텐츠 자산이지만, 매번 그 필자의 신원을 철저히 검증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의 한계가 명확합니다. 또한 인공지능이 생성한 글은 어색한 문장이나 오탈자가 거의 없이 매우 매끄럽게 읽히기 때문에, 편집자의 눈을 속이기가 훨씬 쉽습니다. 이번 사건은 미디어 종사자들이 그동안 신뢰했던 '기고문'이라는 형식 자체가 AI에 의해 무력화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기사 하단에 달린 이름이 실존하는지, 그가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지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언론사는 손쉽게 AI 조작의 도구가 될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AI 시대의 정보 작전과 우리의 대응

이제 AI는 정보전의 핵심 무기가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조직적인 여론 조작을 위해 대규모 인력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소수의 운영자와 고성능 언론 생성 모델만 있다면 전 세계의 여론을 흔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며, 이러한 공작 기술은 더욱 정교해질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접하는 정보의 출처를 다시 한번 의심하고, 언론사들은 기고문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기술적·절차적 안전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특정 주제에 대해 자극적인 의견을 내세우는 외부 기고문이 있을 때, 해당 필자가 다른 매체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정보의 근거가 얼마나 객관적인지를 따져보는 시민 의식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AI가 만든 매끄러운 문장에 현혹되지 않는 비판적 읽기가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이번 사건은 단순히 남의 나라 이야기로 치부할 수 없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정보 왜곡은 이미 우리 주변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블로그, 커뮤니티, 그리고 지역 언론에 이르기까지 AI가 쓴 글이 사람의 글인 것처럼 위장해 침투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우리가 '뉴스'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고 해서 모두 사실인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정보를 소비할 때 해당 정보가 어떤 경로를 통해 우리에게 도달했는지, 그리고 그 정보를 생산한 주체가 누구인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특히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주제나 정치적 사안에 대해 인공지능이 생성한 콘텐츠가 개입될 여지가 크므로, 의도적으로 자극적인 글을 마주할 때는 한 템포 쉬고 출처를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정보 홍수 속에서 진실을 가려내는 안목은 이제 개인의 지적 능력을 넘어 생존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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